제주 히든클리프 숨겨진 산책로 히든트레일 후기_2017

제주도 중문에 위치한 히든클리프에는 숨겨진 산책로가 있다. 체크인할 때 아침에 시간 괜찮으면 히든트레일 트래킹을 추천해줘서 아침 일찍 히든트레일 산책을 하고 왔다.




산책로로 나가는 방법은 레스토랑 파노라마로 가는 계단 옆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다.




밖으로 나오면 아래에 위치한 산책로까지 데크와 계단으로 만들어져있다. 히든트레일에 대해서 카운터에 물어보면 안내장을 주는데, 막 폭포도 있고 멋진 길도 있고 그렇다. 실제로 보면 사진만큼은 아니지만 산책로가 상당히 괜찮은 편.



이렇게 안내판도 있다. 운영시간은 여름에는 7시부터 18시까지, 겨울에는 7시부터 1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히든트레일 산책로는 생태 보존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산책 이외의 모든 행위는 제한되고, 산책로는 호텔관리구역 밖이기 때문에 안전 관리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본인의 안전은 본인이 지켜야 한다.





인피니티풀이 어떻게 만들어져있는지 궁금했는데.. 히든트레일을 가다 보면 수영장이 어떻게 만들어져있는지 볼 수 있다




히든트레일은 몇 가지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 가장 처음은 돌담길이다.



돌담길은 200미터 정도 만들어져있는데, 높이는 높지 않지만 분위기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게 만들어져있다. 돌 사이사이에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풀들도 제자리인 듯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아들이 처음 우리를 만났을 때엔 이놈이 언제 자라서 기어 다니고 걸어 다니고 그리고 뛰어다닐지 궁금했는데, 이젠 뛰어다니는 것이 좋은지 우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렇게 빨리 크라고 이야기했었는데, 너무 빨리 커버리는 것 같아 섭섭할 때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테마는 대나무숲이다.




대나무숲에 있는 대나무들은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것 같이 주변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대나무도 몇 그루 없어서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그래도 심어놓은지 조금 되었는지 다들 키가 아주 크다. 이 대나무들이 옆으로도 자라서 풍성해지면 장관일 것 같다.




히든트레일 시작부터 연결되는 갈색의 비단길은 돌담길 그리고 대나무숲을 지나 오작교로 향한다. 겨울이라 그런지 얼었다 녹는 과정에 갈색의 비단길은 산책하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 같다.



갈색의 비단길을 걷다 보면 오작교를 만들 수 있다.



오작교는 예래천을 건널 수 있는 다리이다. 히든트레일은 예래천 옆을 걸어갈 수 있는 산책로인데, 주변에 개인 사유지가 있어서 그런지 다리를 건너야 한다.



예래천은 평소에는 수량이 적은 편인 것 같다. 하지만 히든트레일 산책로를 높여놓은 것 보면 비가 많이 오거나 수량이 많을 때엔 꽤 많은 수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작교를 건너서 조금 더 지나면 직탕폭포를 만날 수 있다.




직탕폭포는 흘러가는 예래천 중간에 있는 아주 작은 폭포이다. 사실 제주도에는 크고 멋진 폭포가 많은데, 이런 작은 폭포를 보았을 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히든트레일에는 이렇게 소박한 폭포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직탕폭포를 지나 히든트레일의 끝으로 도면 동백폭포가 있다.




동백폭포는 절벽에서 예래천으로 흐르는 폭포인데, 유량이 적어서 그런지 물이 흐르지 않았다. 좀 아쉽긴 했지만 이런 것도 여행의 일부이지 않나 싶다. 또 와야 할 이유가 생겼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히든트레일 입구에서 동백폭포까지는 1.4km 정도 되는데, 아들이 끝까지 혼자서 잘 걸어갔다. 




전체 구간 중에 이렇게 혼자 걸어가기 위험한 구간을 제외하곤 동백폭포까지 혼자서 걸어간 아들이 참 자랑스러웠다.



그래 그 정도 걸었으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많이 피곤했는지 돌아오는 길 내내 칭얼칭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아빠를 찾았다. 이럴 땐 꼭 아빠를 잘 찾는다. 평소엔 엄마만 좋아하면서.



결국 엄마 그리고 아빠가 번갈아 가면서 안고 들고 메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는 왕복 40분 정도 걸린다고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1시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아마도 아들과 산속의 친구들 소리를 천천히 느끼면서 산책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이 되면 이 녀석은 4살이 된다. 그러면 조금 더 성숙해지고 조금 더 어른이 되겠지. 2017년은 나에게 꽤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목표한 것을 이룬 몇 안되는 해 중에 하나기 때문이다. 아들이 몇 년이 더 지나고 혼자서 등산을 할 때가 되면 손을 잡고 한라산에 올라가 보는 것을 위시리스트에 업데이트 해놓았다. 아마도 그날은 금방 올 것 같다.

히든트레일은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다른 경로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호텔 투숙객들도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 아주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이다. 조용하게 산 새의 지저귐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소리를 느끼고 싶다면 히든트레일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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